매년 자두 수확 시기에 맞추어 행사를 하고 있는 봉양자두밸리축제에 참가해서 김언 시인의 '자두나무 당신'을 낭송하고...
2012. 8. 4. 15:51ㆍ이하의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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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나무 당신
김 언
당신과 내가 간편한 사이라서
헤어져도 좋은 간편한 사이라서
당신의 수첩에서 간편한 내 이름을 지우고
냉큼냉큼 잘도 받아먹은 씨앗들
당신의 씨앗들 모두 뱉아서
간편한 목소리로
너무 간편한 목소리로 내가
잘가, 하고 부르면
딱 한 번 돌아보고
가서는 아니 오고
영영 아니 오는 당신에게
간편한 당신에게
너무 간편한 목소리로 내가
자두, 하고 부르면
당신은 자두나무가 되어
불알 주렁주렁 달린 자두나무가 되어
우리 사이에 너무 간편해서 좋은 우리 사이에
씨알 굵은 당신의 목소리를 토해서
게워내서
더러워 더러워
내가 다시 자두, 하고 부르면
당신은 내가 아니라서
간편한 내가 아니라서 불편한 당신은
안개 자욱한 자두나무 숲이 되어
운다네 자두나무 자두나무
당신의 온 숲을 흔들어 운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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