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마라!/2023년 8월 1일/산문

2023. 8. 2. 13:38이하의 산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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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마라!

 

 

 코로나 펜데믹 시대에 가까이 지내던 두 분이 돌아가셨다. 한 분은 가족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과 신경 쓰며 살다 죽음을 맞았다. 또 한 분은 가족밖에 없고 주변 사람들엔 눈도 돌리지 않은 채 하늘나라로 가셨다. 가족에게 애정이 없었던 분은 밖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며 사셨다. 그런 연유인지 죽는 날까지 가족들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가족만이 유일한 삶의 전부였던 다른 분의 장례식장엔 가족들만이 쓸쓸하게 가는 길을 지켰다.

 두 분의 죽음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들이 살아온 삶에 대해서 옳다. 그르다. 할 수는 없다. 가야 하는 길은 똑같지만 살아 있는 쪽에선 시각이 다를 수 있다. 두 사람은 자신이 연출한 극본 속에 사시다 가신 것이다. 결국 자기중심적으로 살았다는 것이다. 사람의 관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삶을 산 것이다. 어느 성직자의 말을 빌리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이고, 두 번째가 관계라고 했다.

 가족을 우선시하고 가족에게만 애정을 갖는 사람이나 그렇지 않고 상반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놓치는 게 있다. 가족을 소유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애틋하게 여기고 익숙한 사이일수록 어려워하라는 말이 있다. 가족도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주변 사람들을 외면하면 아집에 빠질 위험이 많고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좋은 삶이 이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인생의 정답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보편적이면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을 살았다면 그 사람 잘 살다 갔다. 라고 한다. 사람은 자연 속에 속해 있지만 본질은 영혼이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사람이 이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다른 존재보다 우월한 것으로 봤다.

 사실 여기에 함정이 있다. 오만함과 유아독존이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빛나 보이지만 그 빛을 벗겨보면 감춰진 어둠이 나타난다. 거기서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람과의 관계다. 그 첫 번째가 배려다. 사람과 사람은 서로 동등한 관계라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그런 이성(영혼)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그 이성을 놓치거나 무시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사람만이 가진 이성은 주변과의 조화만으로 이룰 수 있다. 동물적 본능은 동물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자제력만으로도 사람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그 자제력이 배려에 속한다. 인내와 노력이란 것도 배려에서 잉태되기 때문이다.

 살면서 만나기 쉬운 것이 사람이다. 물건을 잃어버리면 다시 살 수 있지만 사람은 아무리 애를 써도 똑같은 사람을 만날 수 없다. 사람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구별하는 방법은 없다. 사람이 나쁨에서 좋음으로, 좋음에서 나쁨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람마다 향기를 가지고 있다. 그 향기를 잘 맡는 사람이 있다. 그 향기는 바로 관계에서 온다. 자신의 본질적인 관계부터 변화시키고 상대의 입장에 대해 이해하면 된다. 사람은 서로 편견과 선입견으로 보지 않으면 된다. 쉽지 않겠지만 평등하게 바라보면 된다. 사람에 대한 사랑이란 것도 평등에 대한 사랑이기 때문이다.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가장 함축적으로 나타낸 말이 있다. ‘길을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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